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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킹즈 오브 루인, 아발론 연대기 그리고 룰북

킹즈 오브 루인 introduction을 훑어보다, 아더왕 전설을 한 번도 진지하게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떠올리곤(10여년 전에 짧게 요약된 아더왕 전설을 읽어본 게 전부다. 살림 문고 같은 책이었던가), 곧바로 관련서를 찾아보았다. 다행히도 북스피어에서 절판된 장 마르칼의 책을 표지를 바꾸어 다시 내었다는 것을 발견. 몇 권 구입해 출퇴근 시간에 읽기 시작했는데. 

 

이젠 뒷이야기가 계속 궁금해져 집에서도 읽고 있는 중이다. <람세스> 도 그랬지만, 프랑스인들은 긴 이야기의 잔가지를 쳐내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재능이 있다. 프랑스가 푸코를 위시한 포스트 모더니스트 특유의 난해한 글쓰기의 나라라는 건 철학 텍스트에 국한된 소문 아닐까? 아무려나 즐겁게 읽고 있다. 켈트, 앵글로 색슨의 이야기를 프랑스인이 재서술하는 식이라서 일부를 터부시하거나 과도한 신화를 깍아내는 분위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빼어나게 구성했다는 느낌이다. 영국인이라면 이렇게 Soap Opera 같은 느낌으로 서술하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되지 않았지만 슬렁슬렁 룰북 번역도 시작했다. 이번에 룰북을 훑어보며 원 저자가 영어권 사람이 아니라 독일어권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예컨데, "Kings of Ruin is... set in universe that blends Artherian legends and Celtic Myth...." 라는 문장에서 'blend'를 사용하는 걸 보고 있으면 그런 느낌이다. 문맥상 영어권 저자라면 blend를 사용하기보단 adapt를 쓰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고, 본래 의도한 뜻을 살펴보면 독어 mischung이 딱 맞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사실 저자가 독어 저자라면 특유의 묘한 서술이 어느정도 이해되기도 한다. 독일어로 생각하되, 영어로 쓰면 그런 류의 문장이 나오는게 자연스러울 테니까. 

 

성실하게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틈날 때마다 작업할 생각이다. 룰북은 한두달 정도 걸릴 것 같고, 그 이후에는 탐험 일지 번역인데, 글쎄. 우선 아서왕 전설을 모두 일별하고 나서 변주형인 킹즈 오브 루인을 플레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본격적으로 진행해볼 예정이다. 그러기 전에 8권이나 되는 장 마르켈의 책을 다 읽어야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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