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픈기 & 오늘의 게임(리뷰)

언더토우, 어떤 게임일까요? (코어와의 비교)

얼마 전에 지인과 함께 투매니본즈 : 언더토우(Undertow)를 플레이 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코어 게임을 몇 번 플레이하고 "언더토우는 더 재밌데요! 너무 궁금해요!"하면서 사탕발림(?)을 했더니, 이렇게 저렇게 구하셔서 함께 게임을 돌려 보았습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실은 찍었는데, 흔들리고 어둡습니다--;;;) 재미있게 4~5차례 플레이 할 수 있었어요. 언더토우 한국어판이 이르면 가을, 늦어도 연말이나 내년 초에 도착할 것 같고, 즐거운 후기가 가득 차겠죠? 저는 간단한 후기 겸 코어와의 비교글을 살짝 남겨놓겠습니다.

 

그럼 언더토우가 어떤 게임인지 이야기해야죠. 결론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언더토우는 투매니본즈 1.7입니다. 1.0인 코어에 비해 몇 가지 멋지게 변화되었고, 추가되었어요.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점이 달라졌습니다.

 

1. 전투 매트를 양면으로 사용하면서 전장이 '뗏목 위'와 '평지'로 바뀌었습니다

 



코어에서 전투 매트는 단순한 4X4 그리드 전장입니다. 위의 그림과 같죠. 조우 카드에 의해 여기는 습지다. 안개가 끼어 있다 등의 설정이 추가되고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경우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똑같습니다. 동일한 전장, 동일한 투입지점, 동일한 움직임이 반복되죠. 그에 비해,

 





언더토우의 매트는 한 면은 수면 위에 떠 있는 뗏목 위, 다른 한 면은 평지입니다. 평지는 코어와 거의 동일한 설정을 지니고 있지만, 뗏목은 적과 아군의 투입지점 및 배치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코어 전투가 위에는 적, 아래에 아군이 있는 단일한 형태였다면, 언더토우는 적이 위, 아래를 가리지 않고 등장합니다. 좀 더 다채로워졌죠. 더구나 뗏목의 경우 뗏목을 파괴시키는 새로운 장치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제한 시간(?)안에 뗏목이 파괴되는 걸 막으면서 적과 싸워야 하는 좀 더 복잡하고도 즐거운 퍼즐이 등장합니다. 코어가 특정 위치에 머물러 본인의 스탯과 스킬로 승부하는 정적인 게임이라면, 언더토우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파괴를 막고 적을 상대하는 동적인 게임입니다.

 

2. 외곽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악당(Baddie).

 

언더토우에서는 코어에 없는 새로운 위치가 있고, 그 위치에서만 등장하는 새로운 악당이 등장합니다. 전투 매트를 다시 보면,

 



4X4 그리드 옆에 1~6의 번호가 찍힌 새로운 위치 여섯 개가 생겨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만 등장하는 전용 악당이 추가되었습니다. 수중 전투에서는 크랠른, 평지 전투에서는 맥이라는 불리는 새로운 악당인데, 위치 선정이 무작위적이고 일반 악당 움직임과 약간 다릅니다. 조우에 따라 여기저기 신출귀몰하는 경우도 있어 성가시고(?) 즐겁습니다. 협동 전투를 벌일 때, 어떤 순서로 어떻게 처리할지를 논의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협력 게임의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죠.

 

3. 새로운 악당의 등장 및 밸런스 조정.

 

언더토우에는 3pt 악당 칩이 새로 등장했고, 전리품을 떨어뜨리거나, 전리품 주사위를 놓고 도망가는 악당도 생겨났습니다. 전리품 주사위란 새로 추가된 주사위인데요. 이걸 악당이 떨어뜨리면 민첩(Dex)를 하나 소비하여 굴리고, 주사위에 따라 전투 중에 보상을 받는 새로운 기믹입니다. 코어의 보상은 오로지 전투 후에만 주어지는 것과 비교해보면 플레이가 다채로워진 셈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보다 언더토우의 다른 점을 하나 주목하고 싶은데요. 그건 코어 게임에 비해 악당의 공격력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되었다는 점입니다. 가령,

 



제가 기억하는 것이 맞다면 이 악당은 5Pt 악당일 겁니다.(언더토우가 없어서 그만. 이미지는 긱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공격력을 보세요. 5Pt 악당으로는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코어의 느낌으로 보면, 공격력 3~4에 방어가 없어야 정상(?)일 것 같은데, 공격력이 약한 대신 방어력이 1 추가되어 있습니다. 전체 칩을 모두 비교해 본 것은 아니지만, 언더토우의 적들은 대개 이런 느낌입니다. 즉 대부분의 악당이 코어에 비해 공격 주사위를 덜 굴리고 그 대신 방어 주사위를 많이 굴립니다. 덕분이 코어의 단점이자 강점 하나가 언더토우에서는 조정되었습니다. 즉 코어의 경우, 주도권 숫자가 낮게 나와 여러 악당들에게 둘러싸여 공격받고 그대로 전투에서 탈락되는, 즉 전투를 시작하자마자 KO되는(그래서 두들겨 맞고 있는 자신의 캐릭터를 보고 울분을 참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상당히 적게 일어납니다. 코어에 비해 KO 당할 위험, 전투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도록 밸런스를 조정한 거죠.

 

4. 코어보다 풍성해진 전투 보상.

 

언더토우는 전투보상이 코어보다 후합니다. 1.7배쯤 많습니다. 코어가 하나씩 줄 때, 언더토우는 둘 씩 주고, 전리품도 후하게 뽑도록 되어 있어요. 그래서 경험치가 풍족한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아무리 스킬이 재미있어 보여도,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스탯을 찍어야 했던 코어에 비해, 언더토우는 넉넉한 경험치로 다양하게 스킬을 찍을, 즉 스킬 주사위를 다양하게 해금할 수 있어요. 스탠자가 복잡한(?) 스킬을 가진 것도 그런 까닭인 것 같습니다. 다양하게 스킬을 찍어보고 스킬 트리를 만들어 시험해 보라는 거죠. 그 결과 투매니본즈의 매력이 언더토우에서 발합니다. 기본 캐릭터는 물론이지만, 추가 확장 캐릭터, 즉 길리, 너겟, 개스킷, 리플 등등 다양하고도 복잡한 스킬을 가진 캐릭터의 많은 스킬을 해금하고 다양한 빌드를 짜 볼 수 있는 거죠. 코어가 줄 수 없는 언더토우만의 특징이자 강점입니다.

 

결론을 내리죠. 언더토우, 어떤 게임일까요? 코어를 일반 롤러코스터에 비유하자면, 언더토우는 EXPRESS! 롤러코스터에 해당합니다. 일반 롤러코스터가 일반적인 레일을 달리는 스릴을 맛보게 해준다면, 익스프레스 롤러코스터는 공중에 올라갔다가 잠시 멈추고, 네온싸인 번쩍이는 동굴을 통과하며, 도착하기 직전에 잠시 멈추었다가 가속하는 스릴을 맛보게 해주는, 본래 롤러코스터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화려하고 가속화된 스릴을 맛볼 수 있는 롤러코스터인거죠. 비유일 뿐인지만 적절하리라 생각합니다. 언더토우는 투매니본즈 1.7입니다. 재미있고 신나는 버전 업이자 업그레이드인거죠.

 

6. 모든 것이 코어보다 나아보여! 하지만 코어가.

 

언더토우는 잘 다듬어진 투매니본즈 확장입니다. 코어는 언더토우에 비하면 투박하죠. 하지만, 불편한 진실(?)을 하나 언급하고 가야 합니다. 즉, 언더토우만 가진 분들은 결국은 코어를 열망하리라는 걸 말이죠. 왜냐하면,

 

언더토우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KO를 잘 당하지 않습니다. 즉 전투에서 패배할 확률이 적어요. 공격력이 적은 적과 더 많은 보상 덕분에 다양한 스킬을 짜고 언더토우만의 다채로운 기믹을 즐기며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긴장감은 코어에 비해 떨어집니다. 코어를 플레이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코어는 전투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습니다. 5PT 악당만 해도 4개의 공격 주사위를 굴려 단칼에 기어록을 날려버리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언더토우는 그런 장면이 훨씬 덜 일어납니다. 방어 주사위를 코어보다 더 굴리도록, 그래서 안전하도록 다듬어져 있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코어가 투박한데, 투박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살아 있습니다. 코어는 전투 난이도가 금새 높아져 한 두 전투에서 패배하면 게임이 깨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게임이 깨지지 않더라도 난이도가 높아져 피를 토하듯 달려드는 폭군과 적들 앞에서 장렬히 산화하는 드라마를 겪을 수 있습니다. 순수하게 열받죠. 그래서 다시 도전하고, 각 전투를 긴장감 있게 대해야 합니다. 결정적 순간의 아슬아슬함도 여전하고요. (물론 투매니본즈에 익숙해진 경우라면 다른 상황이 되겠지만, 이건 다르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 다른 기회에.) 아울러, 악당 칩 종류도 코어가 더 많습니다. 언더토우는 3개의 악당 칩만을 사용합니다. 크랠른과 맥을 제외한 세 종류의 악당만 사용해요. 그래서 패턴도 금방 익숙해지는 편입니다. 반면 코어는 6개의 악당 종류를 사용하고 조합이 더 풍부한 편입니다. 그 때문에 난이도가 더 높은 것일 수도 있어요. 결과적으로 보면, (제작사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언더토우의 여러 장점과 비교해도 코어는 코어대로의 매력을 발합니다. 언더토우 플레이어는 이 점을 깨닫죠. 그리고 결국 코어를 얻기 위해 구입 버튼을 누르게 됩... (아니, 잠시만요. 사실은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선택지도 있어요.)

 



언더토우는 무척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캐러비안 베이에 놀러가 스릴 넘치고 짜릿한 스루라이드를 타는 기분이죠. 코어를 즐기셨던 분들도 기회가 되면 양손을 들고 환호성을 지르면서 언더토우를 라이딩 해 보시길 바랍니다.